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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무엇으로,100x100cm, 종이에 가루로 만든 돌 채색 및 오브제 설치, 2015.jpg

​무엇이 무엇으로,100 X 100 cm , 종이에 가루로 만든 돌 채색 및 오브제 설치, 2015

| 해체된 돌 = ㄷ ㅗ ㄹ | 소미정 작가|

소미정 작가는 평범한 돌을 갈아서 재료로 삼아 한지위에 회화를 그린다. 한지 속에 녹아들어 스며져 또 다른 자연을 재현한다. 돌이 입체에서 평면으로 옮겨지면서 만들어지는 회화 속 이야기는 작은 돌에도 다양한 지형이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가 협곡, 계곡, 능선, 암석 등의 표현은 언어적으로 만들어진 단어들이고 우리 또한 그러한 언어의 규정된 함의 속에 빠져있을지도 모른다. 작가는 인공적이고 산업적인 안료를 써서 스스로를 드러내기 보다는 자연의 재료인 돌에 자신을 투영해 다시 질료를 형상으로 재현하는 순환체계는 이 회화가 단지 결과물로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만드는 과정의 의미 중요함을 보여준다.

 

돌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생각해 보면 지하 깊은 곳에서 돌을 이루는 광물이 강한 압력과 열에 의해서 압축, 융해되어 그 공극이 줄어드는 덩어리의 물질이 된다. 소미정 작가가 돌을 가는 과정은 이러한 압축과 열을 반대로 해체해 다시 작은 광물의 요소(elements)로 환원하는 과정이다. 갈아진 돌은 새로운 안료가 되어 넓은 밀도로서 기존의 형상을 회화로서 드러낸다.

 

돌이 안료로 환원된 회화가 한지위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투영된 재료, 자연, 흙, 땅 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는 1차 산업, 2차 산업을 지나 디지털 고차 산업으로 가면서 잃어버린 우리의 감각인 촉각성 그리고 자연의 원초성을 상기하게끔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의 삶과 예술이 자연을 통해 미래로 가야 한다는 것에 동의 한다면 소미정 작가의 회화가 주는 함의는 순환적 가치 자연이 주는 질료의 메시지로 읽을수 있을 것이다.

2021.9.26 건축가 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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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무엇으로, 가변설치, 종이에 가루로 만든 돌 채색, 2015

Q. 작가님께서 쓰시는 ‘성질’ 이라는 단어가 흥미롭습니다. 돌의 성질을 어떻게 보시고 돌에 관한 생각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작업을 할 때 주로 서로 다르게 보이는 둥근 돌과 모난 돌을 함께 배치합니다. 둥근 돌은 물에 의해 부드럽게 씻겨나가면서 형성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모난 돌은 땅 여기저기를 구르면서 깎여나가며 형성된 경우가 많지요. 돌 안에는 그 돌의 형성과정이 담겨 있어요. 그래서 둥근 돌은 물의 성질을 가졌고, 모난 돌은 산이나 땅의 성질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작은 돌 안에는 오랜 시간과 공간이 응축되어 있고, 여러므로 흥미로운 소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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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한 회화, 50 x 45.2cm, 종이에 먹,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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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한 회화, 22x27.5cm, 곰팡이 핀 종이에 채색,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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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한 회화, 71x50cm, 곰팡이 핀 종이에 채색, 2017

Q. 작업을 보는 것과 직접 만들고 하는 부분들은 음식을 보는 것과 음식을 만드는 것의 차이로 이해되기도 합니다. 재료의 속성과 만드는 타이밍 등이 작업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제 작업에서 재료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제 작업에서 재료의 속성과 작업과정은 종종 제 작업의 핵심과 관련이 있죠. 작업의 재료는 제 작업이 어떤 맛을 가질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재료를 다루는 적절한 감각이 중요합니다.

Q. 돌 이외에 관심이 갖고 계신 부분들을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우선, 돌 작업은 제 스스로가 저의 한계와 끝을 볼 수 있을 때까지 계속 해보고 싶습니다. 더불어 나무와 동물에도 요즘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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