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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하늘, 2020, 종이에 채색,32×50cm

| 손의 감각 | 건축가 이은석|

건축은 기성품(ready-made)이 아니여서, 디자인 과정속에 재현(representation)을 위한 다양한 방식의 표현(expression)이 존재한다. 건축이 면적에 의한 정량적 가치만 있는 것이 아닌것 처럼, 정밀한 컴퓨터의 기계적 드로잉이 아닌 건축가의 드로잉, 즉 회화는 건축 프로젝트의 생각과 감각을 전달하는 중요한 메신저(messenger)가 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새문안 교회의 복기적 성격을 가진 드로잉으로 건축과 재현, 회화와 건축, 공간과 평면의 상호 관계를 입체적인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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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힌하늘, 2020, 종이에 채색, 51×70cm

Q. 건축과 미술은 역사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큐 비즘(Cubism)이나 퓨리즘(Purism)의 사조는 건축가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지점들과 함께 교수님께서 바라보시는 이러한 긴밀한 관계는 어떤것이 있을수 있을까요?

Cubism은, 빛의 효과를 분석적으로 바라보면서 그 결과로서의 낭만성을 표현하려 한 인상주의 그림으로부터 벗어나 근원적 볼륨을 추구하고 투명성(Transperancy)으로 설명되는 ‘동시성(Simultanity)’에 대해서 고민한 사조이다. 그러므로 이는 예술에서의 근대주의를 열어준 거대한 족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그에 비해 Purism은 Cubism과 유사한 Avant-garde 예술운동으로 인식되지만, 예술의 진실성과 순수한 형태에 가치를 둔 사조였다는 생각이다. 내 회화 작업은 Cubism과 Purism에서 공히 존재하는 투명성, 중첩, 그리고 상징과 현실의 공존에 관한 표현을 시도한 것이라 말하고 싶다.

Q. 교수님 작품에서 공간적 밀도를 색으로 이해할수 있는 부분이 있는것 같습니다. 붉은계열로 표현하시는 부분에 대해서 설명해 주실수 있을까요?

여기 두 개의 회화는, 내가 화가이기보다 먼저 건축가 이므로, 이미 시행된 건축작업 idea 복기의 성격이 강하다고 본다. 그리고 이 회화에서는 색이 어떤 의미를 선제적으로 갖고 있기 보다 2 Dimension의 공간에 주요 선들과 더불어 균형잡힌 도구로 사용되었다고 보는 것이 낫겠다.
붉거나 푸른 색 고유의 선입견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즉 색의 역할은, 선이 결정한 상징과 형태 속에 공간의 밀도를 부여하며, 전체를 균형잡힌 objet로 완성하려는 의도가 있다.

Q. 코로나 이후, 디지털 공간의 확장성과 함께 아날로그 감각의 소중함이 대두되는 상황입니다. 건축과 회화의 동시대적 상황에 대한 의견 부탁드립 니다.

디지털 공간은 주로 합리성과 기능성의 재현적 성격이 강한데 비해, 아날로그적인 감각은 낭만성과 감동을 유발하는 실체적 도구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두가지 모두의 확장성에는 공감하지만, 아날로그적 감성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폭주하는 디지털 공간의 점령지 속에서 인간성을 회복하는 Healing Arts 적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본다.